아빠, 노무현 대통령이 왜 훌륭해요?

초등학교 2학년, 6학년인 아이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왜 훌륭한지 설명해주기 쉽지 않더군요.
처음은 바보 노무현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는데 좀더 쉽게 설명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에게 반지가 있어. 그런데 반지를 끼면 네가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질 수 있어. 그리고 네가 싫어하는 사람을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어."
"죽일 수도 있어요?"
"물론 죽일 수도 있지. 반지를 가지면 괴롭히고 싶은 사람 있니?"  
"내 짝 혼내주고 싶어요."
"그 반지는 권력이란다. 권력을 가지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권력의 반지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그 반지를 자기 이익을 위해서 사용했단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이기까지 했어.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 반지를 자기를 위해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 그 반지를 사회 정의를 위해서, 도움이 필요한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을 위해 사용했지. 그리고 반지를 이용해서 자기 적을 해치지도 않았어. 나중에는 무방비 상태로 자기 적에게 그 반지를 건네주었어."

"그렇게 사심없이 정치하는 사람은 예전에는 위인이라고 불렀고, 지금은 바보라고 부른단다."   

 

출처 : 클릭(DVDprime 청장고원님)

Posted by Rad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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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후 2시, 봉하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2시 40분 경 진영운동장 맞은 편 도로변을 차를 주차하고 운동장으로 걸어갔습니다.

진영운동장 주차장은 벌써부터 만원이었고 셔틀 버스를 타기 위해 서있는 줄은 엄청 났습니다.

약 15분 정도를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봉하마을에 도착하니 3시 20분 경, 봉하마을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20분 정도 긴 행렬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어린 아기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 삼삼오오 모여 가고 있는 여고생들, 검은 정장을 한 중년신사 등등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다양한 단체의 현수막들이 전 대통령을 애도하고 있었고, 길을 따라 끝없이 만장들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마을회관의 임시 분향소 입니다. 빈소의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침 노스님께서 노무현 대통령께 헌시를 하고 계셨습니다. 조문은 약 50여명씩 헌화, 묵념, 상주와 맞절 순으로 간단히 진행되었습니다. 생전에 외롭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돌아가시고 나서야 찾아뵙게 되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자원 봉사자분들이 국화를 한송이씩 나눠 줍니다. 제가 영전에 올린 국화입니다.

 

부엉이 바위 입니다. 아래를, 또 맞은 편 뱀산을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그냥 바위 위에 우뚝 서있으셔도 될 듯한데..

 

절절한 마음이 담긴 글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돌아가는 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하러 가고 있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가려고 하다가 그냥 걸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마지막 길을 가시면서 들르셨던 세영병원이 가는 길에 있었습니다.

 

봉화마을에서 진영운동장까지 1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바보 노무현, 바보 노무현을 진심으로 조문하러 오는 모든 사람들이 바보였고, 노무현이었습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 따뜻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너무나 차분하고, 정숙했습니다.

아무도 남 탓하지 않았고, 얼굴 찡그리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노무현들이 가신 분의 빈자리를 채우고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가시는 곳 그저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Rad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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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3일 아침..

Raddoc 2011. 8. 27. 12:28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대한민국이 그를 죽였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조중동도 그를 죽였지만 저도 그를 죽였습니다.

더러운 정치판에서 지나친 순수함으로 승부한 그는 가족과 동지들이 정권에 의해 발이 묶인 외로운 상황에서 죽음으로 책임을 지셨습니다.

그를 외롭게 했다면 저도 그를 죽인 것과 다름없습니다.

 

국민을 죽이고도, 수천억원을 갈취하고서도 당당하게 사는 놈도 있는데 스스로를 죽이셨습니다.

 

천하고 비루한 정권의 압박에 이렇게 쉽게 무너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의 순수함이 그 자신을 용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주변의 비리(?)는 그의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차용한 것이지 그의 순수함을 이용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부디 순수함이 짐이 되지 않는 편안한 세상으로 가셨기를 기원합니다.

 

아마 제 남은 평생, 당신 같은 대통령은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Rad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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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편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저에게는 큰 절을 두번 하는 날입니다.
한 번은 저를 낳고 길러 주신 저의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절입니다.
또 한번은 저를 대통령으로 낳고 길러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 드리는 절입니다.

저는 경남 김해 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판자 석자를 쓰시는 아버지와
성산이씨셨던 어머니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세속적으로 보면 저도 크게 성공한 사람이지만
돌이켜 보면 부모님이 많은 것을 주셨기 때문에
오늘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난을 물려주셨지만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도
함께 물려 주신 아버지셨습니다.
매사에 호랑이 같았던 분이지만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신념도 함께 가르쳐 주신 어머니셨습니다.
'내가 아프면 나보다 더 아픈 사람,
내가 슬프면 나보다 더 슬픈 사람,
내가 기쁘면 나보다 더 기쁜 사람,'
오늘 그 두 분에게 하얀 카네이션을 바칩니다.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어버이는 국민입니다.
국회의원의 어버이도 국민입니다.
한 인간을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치개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마음먹기에 달린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나온다'라고 명시된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이 나라의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군말없이 따라야 하는 지상명령입니다.
여러분의 관심 하나에 이 나라 정치인이 바뀌고
여러분의 결심 하나에 이 나라의 정치는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그 관심과 결심 또한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버이의 마음을 가지시면 됩니다.
어버이는 자식을 낳아 놓고 '나 몰라라'하지 않습니다.
잘 하면 칭찬과 격력를 해주고 잘못하면 회초리를 듭니다.

농부의 마음을 가지시면 됩니다.
농부는 김매기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 냅니다.
농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뜻은 무시하고
사리사욕과 잘못된 집단이기주의에 빠지는 일부 정치인.
개혁하라는 국민 대다수의 뜻은 무시하고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나라의 앞날을 막으려 하는 일부 정치인.
나라야 찢어지든 말든 지역감정으로 득을 보려는 일부 정치인.
전쟁이야 나든 말든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정치인.

이렇게 국민을 바보로 알고 어린애로 아는 일부 정치인들에게
국민여러분과 제가 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할 일은 어떤 저항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의무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지키는 것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헌법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하실 일은 어버이의 마음을 가지시고
농부의 마음을 가지시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도 어버이의 회초리를 드십시오.
국민여러분의 회초리는 언제든지 기꺼이 맞겠습니다.
아무리 힘없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그것이 국익의 회초리라면 기쁜 마음으로 맞고 온 힘을 다해
잘못을 고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 있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개인이나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드는 회초리라면
매를 든 그 또한 국민이기에 맞지 않을 방법은 없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너 내 편이 안되면 맞는다'라는 뜻의 회초리라면
아무리 아파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큰 뜻을 위배하라는 회초리라면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기대를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기댈 데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희망을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희망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런데 하나 경계해 주실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집단이기주의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기 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권변호사로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힘있는 국민의 목소리보다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체질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할 때는 그 누구에게
혹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 수 없습니다.
중심을 잡고 오직 국익에 의해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중심을 잃는 순간,
이 나라는 집단과 집단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통치는 다릅니다. 비판자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익이라는 중심을 잡고 흔들림없이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이루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이익집단은 있지만 집단이기주의가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와 민족 앞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대한민국.
좀 더 가지고 덜 가진 것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 돕는 대한민국.
동(東)에 살고 서(西)에 사는 차이는 있지만
서로 사랑하는 대한민국.
바로 화합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대 차이는 있지만 세대 갈등은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자식은 부모세대가 민주주의를 유보하며 외쳤던
'잘 살아 보세'를 존중하고
부모는 내 아이가 주장하는 '개혁과 사회정의'를 시대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자식은 부모에게서 경험을 배우고 부모는 자식에게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배우는 대한민국.
자식은 밝게 자라게 해 준 부모에게 감사하고
부모는 자식의 밝은 생각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대한민국.
바로 사랑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높은 자리, 많은 돈을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님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것,
사랑하는 아이를 한 번 더 안아 주지 못한 것,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답니다.
저도 IMF 후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전국의 노동자들을 설득하러 다니느라고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일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저의 이 편지가 부모님의 은혜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
대한민국이라는 가족공동체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효도 많이 하십시오.

우리 모두의 가슴에
마음으로 빨간 카네이션을 바치며...

2003년 5월 8일

대한민국 새대통령 노무현
Posted by Rad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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