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3일 아침..

Raddoc 2011. 8. 27. 12:28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대한민국이 그를 죽였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조중동도 그를 죽였지만 저도 그를 죽였습니다.

더러운 정치판에서 지나친 순수함으로 승부한 그는 가족과 동지들이 정권에 의해 발이 묶인 외로운 상황에서 죽음으로 책임을 지셨습니다.

그를 외롭게 했다면 저도 그를 죽인 것과 다름없습니다.

 

국민을 죽이고도, 수천억원을 갈취하고서도 당당하게 사는 놈도 있는데 스스로를 죽이셨습니다.

 

천하고 비루한 정권의 압박에 이렇게 쉽게 무너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의 순수함이 그 자신을 용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주변의 비리(?)는 그의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차용한 것이지 그의 순수함을 이용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부디 순수함이 짐이 되지 않는 편안한 세상으로 가셨기를 기원합니다.

 

아마 제 남은 평생, 당신 같은 대통령은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Rad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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